미얀마와 태국 국경에 있는 카렌 자치정부 교육청 리더들을 만난다고 해서 나이가 지긋한 분들을 만날 줄 알았더니 너무나 젊은 사람들이 우리 일행을 맞이해 주었다. 정부 관계자들의 브리핑을 들으며 많은 대화가 오고 갔지만... 실상 내가 이 과정을 통해 배운 것은 이들을 향한 선교사님의 존중하는 마음과 사랑이었다.
브리핑을 듣자마자 내가 보기에는 이해되지 않고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1시간 동안 질문했다. 내 마음은 정말 돕고 싶은 마음이었다. 하지만 30년 가까이 그들과 함께 해 온 선교사님은 나와는 다른 태도로 그들을 바라보고 이해하고 그들 입장에서 존중하며 대하시는데... 그 겸손한 모습 앞에서 그저 나의 성급한 판단과 설익은 똑똑함으로 그들에게 조언질을 하려고 하는 섣부른 나의 모습이 부끄러워졌다.
그나마 위로가 되었던 것은 인터넷이 없는 지역의 교육을 위해 개발된 웨인 박스를 한국에서부터 어렵사리 들고 갔는데 세상에... 이미 그들은 작년 버전의 웨인 박스를 갖고 있었다. 개발하신 대표님과 연락이 끊겨 도움이 필요했었는데 마침 나의 방문으로 여러모로 중요한 부분들이 해결되어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와 은혜를 경험하게 되었다.
미얀마도 아니고 태국도 아니고, 카렌 언어와 카렌 문화를 배우고 제2외국어로 영어도 배우지만 정작 신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미얀마에서도 태국에서도 누리지 못하는 혜택이 많다. 구호 단체가 아무리 많아도 UN에 등록된 국가도 아니고 은행 계좌도 해결이 안 되니... 교육의 방향도 재원의 마련도 답이 없는 문제가 가득했다.
작은 도움이라도 되어 감사했지만 답답함이 더 크게 밀려왔던 방문이었다. 웨인박스를 활용하려면 전기가 필요하기에 이곳에도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 스토리지 사역은 유용하게 쓰일 것 같다... 저 젊은 청년 리더의 어깨에 수많은 학생들과 어린이들의 미래가 달려 있기에 작은 정성을 보태고 싶은 마음 가득하다. 다음 여름 방문을 기약하며 다음에 만날 때는 지적하는 질문보다는 수고했다 고생한다 격려하기로 다짐을 해 본다.
Comments